한국의료초음파연수원(KRDMS)의 김종석 연구위원(보건학 박사)이 지난 해 12월 15일 《시와문화》 신인상(필명 김의석)을 수상하였다. 김위원은 과거 원시림문학동인으로도 활동하였는데 이번에 시 전문 계간지 《시와문화》 신인상 공모에 응모하여 「도시의 조형」 외 4편에 대해 문학적 역량을 인정받아 시인으로 등단하게 된 것이다.

심사위원들은 당선작 5편 가운데 「서울 지하철」의 『오랜만에 지하철을 타보았다 / 옛 사람들은 어디로 가고 / 새로운 인종이 살고 있었다 / 그 중에 절반은 / 눈물처럼 두 줄을 흘러내리고 / 좁다란 판데기 하나를 / 십계명 새긴 돌판처럼 / 두 손에 모시고 다녔다 // 또 다른 절반은 / 두 손을 비운 채 / 맵시 잃은 등짐에다 / 멀리 갈 신발을 차고 / 집 없는 떠돌이처럼 / 하고 다녔다 / 오늘 밤에라도 / 바깥잠을 잘 듯이 // (이하 생략)』에 대하여 “도시적 일상사를 끌어들여 간결하게 그려내고 있지만 그 안에 도사린 의미의 공간을 활짝 열어놓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하면서, 질서에 편입되어 따르면서도 이탈의 꿈에 시달리는 도시의 정서를 잘 읽음으로써 일상을 새롭게 파고드는 역량을 높이 사서 신인으로 선정한다고 평하였다.

 김위원은 당선 소감을 통해 평소 자신 혹은 자신의 일부를 잃고 살아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해본 일이 있는데 만일 그렇다면 자신의 시는 그것을 찾아 나서는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소회를 밝혔다. 또한 최근 신작 시들을 발표하면서 어떤 오류나 실패, 또는 결핍이나 상처를 대하는 반응과 수용 과정을 해석하려는 시도를 통해 그것이 가지는 갈등과 고뇌에 대한 문학적인 위안과 화해의 길이 열리기를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흔히 시인은 세상을 바라보는 남다른 시선을 지녔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시를 통해 자신이 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을 느껴보게 된다. 일상의 권태를 벗는 일종의 감동이고 감탄이 되는 것이다. 김위원 역시 그가 마주하는 일상에 대한 깊이 있는 천착이 시로 구현되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시를 쓴다는 것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잃어버린 자아를 찾아가는 일일지도 모른다. 시를 읽는 마음 또한 마찬가지다. 그런 의미에서 김시인이 또 다른 자아를 찾아 나선 것이고, 그의 시를 읽는 우리 또한 잃어버린 자신을 찾아 나서는 시인이 되는 것이다.

청룡의 해인 갑진년 새해를 맞아 그동안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이고, 또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진지하게 묻고 생각해본다. 찾을 것이 있다는 것은 아직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시인으로서의 김위원에게 더 많은 또 다른 성취를 기대해 본다.

2024. 1. 20

KRDMS 연구위원 최 재 삼